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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평사마귀(시즌2)

편평사마귀와 곤지름의 차이, 그냥 두면 점점 번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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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의 하나인 편평사마귀는 그 이름도 생소합니다.

처음 접하는 환자들은 발음하는 것도 어색하곤 합니다.  그래서 좀 간략하게 '편사'라고 부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편평사마귀는 말 그대로 편평한 모습의 사마귀입니다. HPV에 감염되고 나서 발생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 형태적으로 구분하는데 편평사마귀는 얼굴이나 목, 팔다리, 배, 등에 잘 생기는 사마귀죠.

같은 HPV이지만 성기에 생기면 곤지름이나 콘딜로마라고 하고 성대에 생기면 후두유두종이라고 합니다.

 

HPV 감염 부위에 따른 분류

 

문제를 하나 내 보겠습니다.

성기에 가까운 부위에 접해서 생긴 사마귀는 그럼 편평사마귀일까요 곤지름일까요?

 

애매합니다.

 

질병을 구분할 때 발생 부위에 따라 병명을 붙이는 경우는 그래서 문제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의료인들은 계속해서 병에 대해 정확히 구분하고 정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모여 회의도 하고 그 결과로 하나의 컨센서스를 도출합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나타난 것 중 하나가 바이러스에 번호를 붙이고 번호에 따라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진료현장에서는 완벽하게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습니다. 편평사마귀 환자의 얼굴에서 곤지름을 일으키는 HPV 51번이 나오기도 하고 곤지름 환자에게서 41번 49번이 나오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질병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몰랐던 것들이 알려지게 되고 또 다른 원인과 이유들이 드러나게 되면서 계속해서 조금씩 바뀌고 달라지게 되어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편평사마귀와 곤지름의 차이는 바이러스 번호의 차이, 발생 부위의 차이, 형태의 차이 등 다양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환자가 병을 대하는 자세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터넷에 정보가 별로 없던 과거에는 편평사마귀 환자들이 HPV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 피부질환이라는 진단을 받고서는 절망에 빠져 자포자기 상태로 일상생활을 잘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기생충처럼 바이러스가 내 몸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했죠. 곤지름 환자들의 충격은 더 심했습니다. 어디에다가 말도 못 하고 시름시름 앓기 일쑤였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환자 스스로가 치료의지를 상실하고 질병을 방치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환자들은 그냥 놔두면 퍼지냐고 계속 묻습니다.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난립하고 있는 면역치료나 레이저, 침 뜸 등으로 무절제하게 시행되는 제거 치료 때문이기도 합니다.

 

'면역'이라는 단어가 갖는 모호성과 넓은 의미 때문에 몸을 건강하게 한다는 이유로 소비자를 유혹하며 남발되는 여러 가지 보조식품들이나 질병치료 목적이 아닌 건강증진 목적의 보약들이 진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혼동을 일으키고 자신은 편평사마귀나 곤지름 치료를 받았는데도 낫지 않았다는 착시현상을 일으켜 환자들이 치료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촉매제가 되기도 합니다.

 

 

외부의 영향이든, 자기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결심이든 편평사마귀나 곤지름을 그대로 두면 퍼집니다. 좀 쉬면 낫거나 무떼어내었더니 나았다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면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면역이 생기지 않은 사람들이 자가치료를 하다가 시간만 끌게되면 바이러스는 계속 증식하고 더 굳건히 자리를 잡게 되어 나중에 치료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편평사마귀나 곤지름을 발견하게 되면 서둘러 치료를 결심해야 합니다.

그것이 치료기간을 단축하고 빨리 질병에서 벗어나는 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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