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9. 17:27ㆍ기타 정보
처음엔 그냥 피곤한 줄 알았어요. 야근이 이어지면 늘 그랬으니까요.
주말 내내 누워 있어도 개운하지 않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다들 바쁘게 사는데 뭐…”
그러다 정기검진에서 뜻밖의 결과지를 받게 됐습니다.
자궁경부이형성증. 처음 보는 글자였고, 순간 숨이 턱 막히더군요. 무섭기도 했지만, 동시에 믿기지 않았습니다. 내가 이런 진단을 받다니….
며칠 후 친구와 커피를 마시다 건강 얘기가 나왔습니다. 친구가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도 자궁경부이형성증이 꽤 많대”라고 하더군요. 이미 결과지에서 본 단어였지만, 누군가의 입에서 직접 들으니 또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낯설고 무겁게만 느껴졌던 글자가....
그 순간 현실 속으로 확 스며든 기분이었어요.
이후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인터넷에서 글을 찾아보기도 했고, 책을 뒤적이며 정보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두려움은 여전했지만, 이상하게도 조금씩 차분해지더군요. 정체 모를 불안과 싸우던 때와는 달랐습니다. 이제는 이름을 알고, 내 삶 속에서 마주해야 할 문제라는 걸 인정했으니까요.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달라진 건 아니에요.
다만 예전처럼 몸을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끼니를 대충 때우던 습관을 줄이고, 늦은 밤까지 억지로 버티기보다 조금 일찍 눕는 날이 늘었어요.
“괜찮아, 오늘은 쉬어도 돼…”
스스로를 다독이는 법도 배웠습니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낯설고 무겁지만, 제겐 새로운 언어이기도 합니다. 몸과 시간을 소중히 쓰라는 메시지 같아요. 그래서 오늘도,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것에 감사하려 합니다. 그 평범함이야말로 가장 단단한 힘이라는 걸 이제야 알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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